- Pulaski at Night 2024.09.24
- 나는 누구인가 - 도도한 생활을 읽고 2024.09.24
- Red Rock Riviera 2024.09.19
- 아빠 2024.09.15
- 나의 몸 3 2024.09.06
https://youtu.be/oecHq2neweA?si=Pl4rZjSOWZhiIQvg
https://youtu.be/DCt0AYpPG0A?si=ghiU_hYdhmHUCK0N
Half empty, half full
Cup runneth over
반은 비었고, 반은 차있는
잔이 넘치는구나
Horns of plenty, coffers full
We're starting over
풍요의 뿔, 가득찬 금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
I write you a story
But it loses its thread
나는 너에게 이야기를 써주지만
맥락을 잃어버리지
And all of my witnesses
Keep turning up, turning up dead
그리고 내 모든 증인들이
죽은 채로 발견돼
I paint you a picture
Of Pulaski at night
나는 밤의 풀라스키 가를
네게 그림으로 그려줘
Come back to Chicago
City of, city of light
Come back to Chicago
시카고로 돌아와,
빛의 도시,
시카고로 돌아와
I paint you a picture
But it never looks right
네게 그림으로 그려주지만
옳게 보이지가 않아
'Cause I fill in the shadows
And block out the, I block out the light
왜냐하면 내가 그림자를 채워넣고
빛을 막아버리기 때문이야
I send you a postcard
It says, "Pulaski at night"
나는 네게 엽서를 보내
"밤의 풀라스키 가"라고 되어있지
Greetings from Chicago
City of, city of light
시카고로부터 안녕을
빛의 도시
Come back to Chicago
City of, city of light
Come back to Chicago
시카고로 돌아와,
빛의 도시,
시카고로 돌아와
We're starting over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
'Playlist' 카테고리의 다른 글
・-・・ ・ - ・・ - --・ --- (3) | 2024.10.11 |
---|---|
Casimir Pulaski Day (0) | 2024.10.08 |
Futile Devices (0) | 2024.10.08 |
Big Black Car (0) | 2024.10.02 |
Red Rock Riviera (0) | 2024.09.19 |
저는 평소에 스스로를 해체하는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합니다. 나이나 학과, 이름, 성별, 주변인과 취미를 전부 설명한다고 해도 표현할 수 없는 자신은 글에서나 드러낼 수 있습니다. 정체는 신체와 정신 모두를 아우릅니다. 저는 거동이 불편하고, 말주변이 부족합니다. 대신 제 글을 읽은 친구들은 제가 진솔하게 다 비워낼 줄 아는 글쓰기를 한다고 말합니다.
**에 편입하기 전에는 사이버대학교에 재학했습니다. 당시에는 이렇다할 경험이 없어 알지 못했는데 **에 다니며 본격적으로 과제용 에세이나 발표용 스크립트를 쓰다 보니 제가 글쓰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주변에 다양한 사람들이 보이게 되자 자신과 타인을 비교해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나다운 나”를 찾는 것은 무모하고도 무용한 과정입니다. 자아는 이미 내면에 있고, 마주볼 용기만 있다면 탐색은 끝을 맞이합니다.
그래서 나는 누구인가를 탐색하기 위한 글쓰기에 잠시 막막하다고 느끼기도 했습니다. 사실 털어놓는 글쓰기라는 건 충분히 타인에게 폭력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넷플릭스 시리즈 “베이비 레인디어”는 제작자인 리처드 개드의 회고록이며 공개 당시 충격적인 내용으로 화제가 되었습니다. 레오스 까락스의 홀리 모터스(2012)는 감독 본인의 이전 영화들에 대한 오마주를 섞고, 애인의 죽음 등 본인의 삶에 대한 레퍼런스를 강하게 넣으면서도 추상적인 이미저리를 사용해 당혹감을 자아냅니다. 그러나 매스 미디어라 하면 차라리 관객은 시청하기를 택한 사람들이고 불특정 다수입니다. 제 경우와는 다르므로 어느 정도로 가공하는 게 좋을까 한참 고민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여러분의 청춘이 환한지 창백한지 물으셨습니다. 제 청춘은 빛을 비춰도 착색된 부분이 도저히 밝아지지는 않는 오래된 터퍼웨어고 짙은 다크서클입니다. 그렇다고 따뜻한 음식을 담을 수 없거나 시력이 나빠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대도 보편적으로 말하는 청춘이라는 게 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친구들과 술자리를 갖기에는 바쁘고 연애 고민에 울 일도 없습니다. 고등학교 졸업을 앞뒀던 19살의 12월과 갓 스물이 되던 1월에는 영국으로 한 달간 여행을 갔었습니다. 기차를 타고 프랑스와 네덜란드에도 들렀었습니다. 세인트 그린 공원에서 만난 노숙자 아저씨가 튤립에 대한 노래를 불러주었고 펠리컨에게 먹이를 주는 것을 구경시켜주었고 까마귀에게 땅콩 먹이는 법을 알려줬습니다. 정육점에 가는 길에 루브르 박물관을 지나쳤습니다. 기차표를 사는 기계를 찾지 못해 실수로 무임승차한 기차에서 벌금을 낼 뻔하고 울었습니다. 튜브에서 신문과 초콜릿 케이크를 얼떨결에 주운 적이 있었습니다. 혼자 외딴 곳에 떨어지는 경험은 소중합니다. 엉뚱한 일이 일어나거나 예쁜 사진을 남기지 못해도 혼자 여행하기를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꼭 여행이 아니더라도 난관에 봉착할 때마다 뭐, 이것도 청춘이지, 하고 말하곤 합니다. 청춘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겠는데 다짜고짜 그렇게 말하면 낭만적으로 들리기 때문에 좋아합니다.
자취를 한 지는 이제 1년하고도 반 정도가 지났습니다. 고양이와 함께 살기 때문에 완전히 혼자는 아니지만 생활의 전반을 혼자 지냅니다. 서울에서 환기구 하나 없는 원룸에 살고 있습니다. 큰 창문을 열면 도로에서 배기가스가 들어오고 화장실의 작은 창문은 문이 닫힌 복도로 통합니다. 그래도 좋아하는 걸로 꾸며보겠다고 벽에는 영화와 게임, 좋아하는 뮤지션의 포스터를 잔뜩 붙여놓고 펀칭백까지 들였습니다. 반지하는 아니지만 비가 와서 물이 잔뜩 들어차는 상상을 했습니다. 친구가 필사해준 시와 에세이 뭉치가 물 위에 떠다니고, 잉크가 다 번져 읽지 못하게 됩니다. 큰맘먹고 12만원이나 주고 산 중고 베이스 기타와 앰프는 물을 먹고 고장이 납니다. 아껴 쓰는 향이 좋은 비누는 흙탕물에 온통 녹아 사라집니다. 사랑하는 게 사라진 것도 슬픈데 침수된 오븐이나 밥솥을 새로 살 돈도 없습니다. 물을 퍼내고 물건을 말리고 나면 바닥에 눌어붙었을 오물을 닦아내고 빨래를 몇 번이나 해야 할까요.
저는 피아노보다 바이올린을 좋아합니다. 피아노가 도– 하고 운다면 바이올린은 라–부터 울기 시작합니다. 비브라토는 흐느낌이고 스타카토는 딸국질이죠. 활을 떼지 않고 위아래로 천천히 끌었다 당기면 길게 엉–엉 하고 웁니다. 초등학생 때와 중학생 때 배운 게 전부라 잘 켜지도 못하는데 호박처럼 노란 빛이 도는 바이올린이 있습니다. 현은 은 줄이고 말총은 매끄럽습니다. 몇 년간 바빠서 건드리지도 못했던 케이스를 열어보니 줄은 다 풀려서 녹이 슬어 있었습니다.
그럴 걸 알면서도 굳이 열어본 것은, 연주하고 싶은 음악이 생겼기 때문이었습니다. 앤드류 버드의 “Pulaski at Night”이라는 곡의 멜로디였는데, 여전히 연주해보지 못했다는 점이 송진 가루처럼 끈덕지게 마음에 남아있습니다. 앤드류 버드는 시카고에서 나고 자랐는데, 풀라스키 가라는 볼품 없는 거리에 밤에 가보고 싶다는 말을 듣고 의아한 마음이 남아, “I want to see Pulaski at night” 이라는 문장에서 기인한 곡을 두 곡이나 냈습니다. 머릿속에서 돌아보는 고향 시카고는 빛이 가득하고 아름다운 곳인데, 정작 그림으로 그리거나 엽서라도 쓰려고 치면 못난 현실을 마주한다는 내용입니다. 후렴구는 “Come back to Chicago,” 하며 향수 어린 가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제 고향 또한 이제는 유령도시입니다. 미군 기지 근처의 상권은 케밥과 타코 식당들, 나이트클럽, 그리고 성매매 업소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어릴 때는 “양키 거리”에서 축제라도 하면 참 신이 났었는데, 그 불빛이 엽서에 실릴 일은 없었습니다. 고향은 지역뿐이 아니라, 이 향수는 갈 곳이 없습니다. 그래서 피아노가 만두이듯이 제게 있어 바이올린 소리는 양고기를 넣은 도네르 케밥이고 들기름에 무친 뽕잎이고 미군 MRE에 들어있던 치즈 소스를 바른 크래커입니다. 라– 하면 오케스트라의 화음을 개구리 맹꽁이 두꺼비 합창처럼 떠올립니다.
'I Have Opinions' 카테고리의 다른 글
Don’t Think of an Elephant 독후감 (0) | 2024.10.10 |
---|---|
나는 누구인가 - 연안지대와 산 (1) | 2024.09.26 |
Exploitation of The Poor Aesthetic: Proletariat Turned Chic (0) | 2024.06.19 |
Hostile Architecture (0) | 2024.06.13 |
Vulgar Art and Cinema (0) | 2024.06.12 |
https://youtu.be/NSkb5OtTmgg?si=AW87-qp62-rOe6wF
I'll wake up in a new life, down by the seaside
I'll wake up in a new life, down by the seaside
Down by the seaside
By the seaside
나는 새로운 삶 속에서 눈을 뜰 거야, 저 아래 바닷가에서
나는 새로운 삶 속에서 눈을 뜰 거야, 저 아래 바닷가에서
저 아래 바닷가에서
바닷가에서
'Playlist' 카테고리의 다른 글
・-・・ ・ - ・・ - --・ --- (3) | 2024.10.11 |
---|---|
Casimir Pulaski Day (0) | 2024.10.08 |
Futile Devices (0) | 2024.10.08 |
Big Black Car (0) | 2024.10.02 |
Pulaski at Night (0) | 2024.09.24 |
들어가기 전에. 조잡한 수필마냥 쓰는 글이라 두서는 없고 과하게 개인적입니다.
내가 초등학교 저학년일 때 나의 부모님은 별거 혹은 이혼했다. 아빠는 군인이었는데(지금은 은퇴했다), 아빠에 대해 강하게 남은 기억 중 하나는 내가 중학생 때 첫 여자친구를 사귀고 얼마 되지 않아 만나서 커피를 마시면서 난 양성애자일지도 모르겠다고 얘기했을 때 어, 그래? 나도! 하던 모습이다. 아주 어릴 때는 아빠가 귀가하면 무조건 레슬링을 하자고 달려들어서 킥복싱을 모방했다. 아빠는 너는 왜 다른 집 딸들처럼 이쁘게 아빠 오셨어요~ 하지 않느냐고 불평했고, 난 그냥 아빠를 걷어차는 데에나 집중했다. 아빠의 검고 발목이 긴 군화는 정말 커보였다. 그러나 내가 고등학생쯤 됐을 때에는 거의 같은 사이즈 신발을 신게 되었다.
우리는 매우 닮았는데, 얼굴도 성격도 그렇고 음악을 좋아하는 면도, 그림 그리는 것과 글쓰기를 좋아하는 것도 그렇다. 몇 년 전까지는 아빠가 책을 읽고 권당 몇 줄씩 글을 써서 노트를 18권을 채웠다. 나에게 물려줄 테니 그 많은 책을 다 읽지 않아도 노트를 읽으면 다 알 것이라고 했다. 정말 나에게 그걸 주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가깝고 싶은 만큼 멀어졌기 때문이다.
불이 나간 어둑한 화장실에서 면도를 하다가 아빠 얼굴을 보고 기억을 더듬어봤으나 아빠가 무슨 크림과 면도기를 사용했는지 알 수가 없었다. 나를 보고 고개를 젓지는 않을지. 내 쪽에서 신뢰하는 사이는 아니다. 내가 아빠를 크게 필요로 했을 때 아빠는 나를 돌려보냈다. 이해하지만 울었었다. 오히려 이해해서 서러웠다. 나와 아빠는 성격이 정말 비슷하기 때문에 어떤 마음이었을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머리가 다 크고 나자 아빠가 굉장한 사람은 아니었다. 비논리적인 얘기를 하거나 나에게 하소연을 하기도 했다. 하소연이 듣기 싫다기보단... 내 주변인은 전부 나에게 하소연을 하고 나는 단 한 마디도 하지 못하는 관계이기 때문에 지친다고 생각한 것에 더 가깝다. 어쨌건간에 신뢰와 의지를 기반으로 하는 관계는 아니다.
최근까지만 해도 잊고 있었는데, 내가 아빠의 클론 격이고, 내가 젠더적 난항을 겪으면서 떠오른 일이 있다. 엄마와 나는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고, 아빠는 엄마의 원피스를 입고 거실로 나왔다. 가족 세 명이 모두 세트로 맞춰 산 옷이었는데, 동일한 푸른색 꽃무늬 패턴으로, 아빠는 바지, 엄마와 나는 원피스였다. 아빠는 예쁘지? 라고 했고 엄마는 뭘 하는 거냐며 짜증을 냈다. 그러자 아빠는 웃기지? 라고 했고 나는 어울려! 라고 말했다.
통화하기 두렵다. 돌이킬 수 없이 멀어진 거리와 함께 보내지 못한 어린 시절이 어깨를 턱 누르고 앉아있다. 전화를 끊기 전에 꼭 내가 먼저 사랑한다고 말한다. 예전에는 사랑한다고 여러 번씩 얘기했고 아빠는 느끼한 목소리로 장난을 치곤 했는데 이제는 형식적이기마저 하다. 다만 이게 정말로 내 탓도 아빠의 탓도 아니다. 제 3자가 있으나 그의 탓도 아니다. 누구도 완전히 100퍼센트의 과실을 지닌 건 아닌데 눈덩이처럼 불어나서... 만나기 두렵다. 좌절스럽게 느끼지 않을 자신이 없다.
그래도 달에 한 번씩은 연락을 했고, 부양도 받아서, 내가 아빠 없이 자랐다는 걸 정말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런데 싸운 적이 없다. 싸운 적 없이 그냥 늘 멀찍했다. 반항도 안 해봤고 밉다는 말도 해본 적 없고 이해해달라고 호소해본 적도 없다. 나를 두고 떠나버린다.
전화통화를 하면 늘 아빠는 요즘 몸은 어떻냐고 하고 나는 늘 뭐, 아프지, 라고 말한다. 엄마는 어떻냐고 하고 나는 또 늘 뭐, 아프지... 아빠는 뭐 해? 뭐, 일하지... 어엉.
가스나야. 아 왜 가스나라고 해! 그럼 머스마냐. 아니이.
나의 몸 3